한국 스타트업 ‘더플랜잇’이 세계 최대 비영리 벤처 재단 엑스프라이즈의 ‘미래 단백질 개발’ 경진대회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 재단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교육과 탄소 배출 문제 해결을 위해 후원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200여 개 지원팀 중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준결승 28팀에 선정된 더플랜잇은 2022년까지 닭고기와 생선 대체식품 개발 연구비를 지원받아 전 세계 스타트업과 경쟁하게 된다. 지난 20일 경기도 안양 본사서 만난 양재식 더플랜잇 대표는 “식감과 맛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더 싼 식물성 닭가슴살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2017년 창업한 더플랜잇은 순식물성 대체 식품을 개발한다. 지금까지 계란을 대체한 식물성 마요네즈, 우유와 버터를 대체한 라테 음료와 과자를 출시했다. 진짜 육류 대체는 이번이 첫 도전이다. 양 대표는 “자체 보유한 30만 건의 식품 성분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기 맛과 성분을 찾아 대체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라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식품 데이터를 자사의 AI(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시뮬레이션해 대체 식품을 만들어 낸다. 고급 위스키의 성분을 분석해 실험실에서 똑같은 맛을 재현하는 분자 위스키처럼 맛의 구조를 분자 단위로 분석해 생각지도 못한 재료로 동물성 식품을 조합해내는 것이다. 양 대표는 “마요네즈는 콩 성분으로, 우유는 맥주 성분으로 대체해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더플랜잇은 올해 안에 우선 순식물성 흰 우유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우유는 기존에 맛만 비슷했던 아몬즈 브리즈 같은 대체 우유와 달리 버터·치즈 등 유가공 식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더플랜잇이 현재 개발 중인 순식물성 닭가슴살은 실제 성분과 80% 정도가 동일하다고 한다. 경연 기간 동안 100%로 끌어올리는 것이 숙제다. 그럼 빅데이터가 선택한 닭가슴살 대체 성분은 무엇일까. 양 대표는 “땅콩과 마카다미아가 닭가슴살 맛 재현의 핵심이더라”고 했다. 이어 그는 “선진국은 육류를 과다 섭취하고 있고, 개발도상국은 이를 위한 사료용 곡물만 대량생산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영양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식물성 식품으로 육류를 대체해 나가겠다”고 했다.
출처 : 조선일보(게재일 21-07-28)
URL : https://www.chosun.com/economy/tech_it/2021/07/28/D544FNI34VGZ3D5MHEJLP3Q52U/